원주청 직무유기속에 고사직전인 멸종위기2급 산작약

 활동이야기/골프장대응       2011. 6. 21. 18:20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멸종위기2급 야생식물 산작약. 홍천군 구만리 골프장 사업부지내에서 촬영했다

홍천 구만리에 골프장이 건설되고 있다. 그것도 불법, 탈법, 생태조사 부실조사 논란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골프장 건설을 위해서라면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야 당연하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한 두가지 아니다. 베어진 나무 사이에서 멸종위기 2급 산작약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부실, 부실, 온통 부실 투성인 골프장 인허가 과정


골프장과 같은 대형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입지타당성 검토하기 위한 사전환경성검토가 진행이 된다. 다름아니라 골프장 건설을 하는 것이 적정한지 아니면 그대로 두는 것이 더 좋을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는 골프장 사업 예정지와 인근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보호해야할 가치가 높은 숲이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면 골프장 건설은 원칙적으로 배제한다는 규정으로 골프장을 불허할 수 있는 단계이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 과정에서 부실하게 불탈법 조사가 진행이 되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사를 중단, 하고 다시 제대로 조사를 하는 것이 상식에 맞다.

그런데, 골프장 인허가가 났다. 그 다음은 환경영향평가 이다. 골프장 사업을 전제로 개발로 인한 각종 환경영향을 최소화 할 방법이 무엇인지 마련하기 위한 단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 예정지의 생태계 조사, 지하수 및 토양오염, 대기오염등에 대한 대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이 과정의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이 확인되었다면? 절차를 중단, 하고 조사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이 맞다. 이거, 상식이다.

생태계 재조사 앞두고 공사 강행하는 사업자, 이를 막지 않는 환경부

잘려진 나무틈 사이로 멸종위기 2급 산작약이 확인되었다. 나무밑에 깔린 총 4본의 산작약을 확인했다

부실한 조사에 대한 문제제기. 당연히 한다. 지난 6년 내내 홍천군 구만리 지역주민은 골프장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수없이 찾아냈다. 언론보도 손가락이 모자르게 보도 되었다. 생태계 조사에서 누락되거나 축소보고 된 법적 보호종인 담비, 산작약, 하늘다람쥐, 삼지구엽초, 구상난풀, 둑중개. 부실조사 문제가 정도를 넘어서자 원주지방환경청은 생태계 부실조사 논란이 있는 곳에 대해 생태계 공동조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태계 공동조사를 위한 사전조사, 이제 몇 일 남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공사는 강행되었다. 2011년 6월 골프장 건설을 위한 벌목작업이 한참이다. 이거 조사 대상지역 훼손이다. 생태계 부실조사 논란 종식하고 객관적으로 조사와 대응책 마련하겠다던 환경청, 직무유기 한 것이다.

산작약의 서식지역이 벌목되었다. 이 일대에서 10개체 이상의 산작약의 서식을 확인하였다

생태계 공동조사를 앞두고 나무를 벤다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그런데 그 상식, 또 쉽게 벗어나 버린다. 잘려진 나무 사이로 산삼보다 귀하다는 멸종위기 2급 산작약이 고사 직전이다. 설마 몰랐다고 할 것인가? 언론에서 국회의원이, 환경단체가, 전문가가 수없이 제기 했던 홍천군 구만리 골프장 예정지에 서식하는 산작약 보호대책 마련하라 했고 원주청 보호방안 강구 약속했다. 당연히 산작약에 대한 서식정보도 알려주고 환경청은 나름의 조사도 진행했다.

그런데 지난 20일경 벌목이 이뤄진 산비탈은 지역주민과 전문가에 의해 10본 이상의 산작약의 서식을 확인한 곳이다. 대체 산작약을 생육지의 나무를 다 베어버리고 어떻게 보호하겠다는 것인가.

환경청, 멸종위기종 보호 관리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만들어야!

산삼보다 귀하다는 산작약은 분포역이 매우 한정되어 있으며 개체수가 적고 감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보호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종이다. 그런데도 홍천 구만리 골프장 사업부지 내에서 10뿌리 이상의 산작약을 확인했는데, 이는 산작약의 특성상 매우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산작약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적당한 햋볕을 받으며 자라, 생육조건을 맞추기 힘든 종이다. 따라서 이식도 쉽지 않을뿐더러 이식을 한다 하더라도 잘 살아갈지 확신 할 수 없다.

보호방안 강구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버려지고, 쓰러진 나무 아래 산작약이 고사 직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없이, 반복적으로, 제기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에 누락 및 보호방안 부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산작약 훼손사건은 원주지방환경청의 직무유기의 절정판이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보호 관리해야 하는 원주지방환경청이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의 각종 문제에 대한 관리 감독할 자신들의 책무를 내다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는 동안 사업자는 산작약 서식지의 나무를 벌목해버렸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정당한 사유와 보호방안 없이 훼손한 것, 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이다.

결국 산작약 보호하겠다고 두팔 걷어붙인 건, 골프장 건설과정의 온갖 문제점 찾아내고 밝혀낸 지역주민들의 몫이다. 벌목된 나무 사이사이를 비집어 산작약을 찾아내고 원주청에 항의 한다. 이제야, 움직일 것이다. 멸종위기종 보호의 책무가 있는 원주지방청이. 어쩌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만 하려 할지 모른다. 이제는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해야한다. 진행되고 있는 공사 중단하고 제대로 생태계 조사해야 한다. 이것이 원주청, 그들의 몫임을 알게 만들어야 한다. 

글 : 배보람(녹색연합 자연생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