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회원 대화마당

 회원이야기/회원참여       2008. 5. 16. 16:12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위험한 밥상,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도대체 안심하고 먹을 게 없다.

광우병에 AI, 유전자조작옥수수까지. 음식점을 제대로 선택하는 일도 이제는 쉽지 않다. 광우병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먹을거리가 불안하다면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촛불을 들고 나섰다. 국회는 늦었지만 청문회도 열었다. 17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가는 마당에 그래도 애는 쓰지만 중대한 사안에 대한 청문회가 하루라니 말 다했다.
먹을거리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지만 올 해 초부터 낌새는 있었다. 지난 3월, 국내 90%을 차지하는 전분당 회사 4군데가 5월부터 GMO 옥수수를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식용으로 GMO 옥수수가 들어오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전분이라는 게 아이스크림, 과자, 맥주 등 다양한 곳에 제조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더 큰 문제였다. 그러더니 4월 초, 김제에서 AI가 발생했다. AI보다는 조류독감이 더 맞는 표현일텐데 조류독감이라고 하면 인체 전염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언론에서는 AI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발생하는 고병원성 AI는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클뿐더러,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 상황이 된 지금은 조류독감이 우리나라에 토착화된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대응해야 한다.

광우병 사태 이후, 녹색연합에는 어떤 활동을 할거냐는 항의성 전화가 많이 왔다. 국민 건강을 무시하는 정부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기도 하고, 더 잘하기를 바란다는 격려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난 5월 13일(화), 점점 위험해지는 우리의 밥상을 지키기 위해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은 어떤 게 있는지 함께 지혜를 짜보는 자리를 마련해 회원과 활동가 30여명이 참여했다.

녹색연합 오랜 회원인 정미경씨는 “먹을거리를 배제하고는 환경운동은 있을 수 없다. 녹색연합이 생협, 한살림보다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녹색연합 회원모임 ‘옛사름’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참가자들과 직접 집에서 GMO 식품 등 문제가 있는 식품들을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촛불 문화제에 오는 사람들에게라도 GMO 유해성을 알려줘야 한다. 자기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부터 알면 좋을 것 같다. 점검을 통한 인식, 인식을 통한 변화가 되지 않겠어요!”라며 교육과 홍보를 강조했다.

한 살림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미라 회원 역시 “생협, 한살림과 환경운동단체들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할 것 같다. 아이들에게 알 권리가 있어야 한다. 현재 학교 급식은 식단만 공개하고 있는데 원산지와 가공식품 사용여부도 알려줘야 한다. GMO 표시제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녹색연합이 이 문제에 더 열심히 활동하면 좋겠다”며 사람들의 알 권리를 강조했다. 현재 학교 급식의 현실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광우병 쇠고기도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학교 급식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요플레, 초코 우유 등 시중에서 잘 안 팔리고 남은 게 학교나 군대 급식으로 들어가고 있다. 우유와 급식을 의무적으로 먹어야 하는 학교도 있다. 가공 우유에는 20가지 정도 첨가제 뿐 아니라, 유전자조작 옥수수로 만든 전분이 들어가는데도 별 문제의식이 없다.”면서 심각한 학교 급식의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였다.  

대학생 문하나씨는 “광우병 촛불집회 첫날 참석했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은 집회에 감동을 받았다. 젊은 사람들이 사회에 무관심한 줄 알았는데 교복 입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많았다. 녹색연합 같은 시민단체들이 일반 시민들이 알기 전부터 꾸준히 위험성을 알리고 고쳐나가면 좋겠다.”면서 사람들이 인식하기 전부터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채식모임 ‘베지투스’를 운영하는 조상우회원은 “식량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지금의 대안은 유기농이고, 지역 자급농을 이루는 수 밖에 없다. 지금 벌어지는 광우병, 조류독감에 대한 논의는 근본 문제를 건들지 못하는 듯 하다”면서 “정책적으로 유기농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에 작아에서 씨앗나눔을 한 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도시 농업을 할 수 도 있고 실천적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올 해는 없어서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우리의 밥상이 점점 위험해지는데도 정작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회원들이 가정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유해 식품들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제안이 나오자 다들 적극 추진하자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김소영씨는 “이미 작년부터 시민단체들이 위험성을 경고했었는데 그 때는 사람들이 잘 안들었던 건 아닌가. 그동안 우울한 진실을 아는 소수로서 사람들에게 말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너무 답답했다. 이번 기회가 한편으로는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표현할지 고민이다”라면서 쉽게 자료를 만들고 회원들에게 배포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여기에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녹색연합 회원모임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하자는 의견과, 회원 소식지인 녹색희망 6월호를 먹을거리 특집으로 회원들이 직접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2시간 동안 각자 고민을 털어놓고 나자, 무거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다. 사람들과의 소통은 어렵지만 즐거운 일이다. 지금 벌어지는 광우병 사태도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이 무조건 따르라는 정부 태도가 문제다. 앞으로도 녹색연합은 꾸준히 의견을 받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할 예정이다. 위험한 밥상,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img|20080516_2.jpg|580|▲ 생활 속에서 안전한 밥상을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0|1]
[img|20080516_1.jpg|580|▲ 광우병과 GMO, 조류독감까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