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살림학교’ 다녀왔습니다.

 녹색아카데미/생활·체험       2008. 11. 21. 18:47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삶의 기본인 살림에서 생태문제를 고민하고자 했던 생태살림학교 경기도 남양주의 팔당생명살림과 가평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열렸습니다. 가족이 함께 참가해 직접 우리가 가정에서 만나는 기본 중의 기본인 먹을거리와 입을거리, 바를거리(화장품)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가 만나고 경험하는 것은 물론 아주 작은 단면이지만 변화의 씨앗하나 정도는 톡하니 떨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식단은 유기농으로 바꾸겠다, 화장품은 직접 만들어 써야겠다,는 다짐이 조금씩 더 큰 변화를 만들어가길 기대해봅니다.

사진과 후기로 생태살림학교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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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center|20081121-002.jpg|386|▲ 지역에서 직접 기른 콩으로 두부 만들기|0|5]
[imgcenter|20081121-003.jpg|580|▲ 짜잔~ 따끈따끈한 두부 완성!|0|5]
[imgcenter|20081121-004.jpg|435|▲ 고구마도 직접 수확하고|0|5]
[imgcenter|20081121-005.jpg|435|▲ 직접 캐온 고구마는 땅을 파고 불을 피워 구워 먹었습니다. 이름하여 ‘삼굽구이’|0|5]
[imgcenter|20081121-006.jpg|580|▲ 자연에서 온 재료로 직접 염색도 하고|0|5]
[imgcenter|20081121-008.jpg|580|▲ 황토로 염색한 손수건|0|5]


이혜림*이원우 (주부생태살림학교 참가자, 녹색연합 회원)

이제 막 결혼 5개월로 접어드는 새내기 부부입니다. 결혼과 동시에 아기가 생기면서 남편은 이전과 다르게 건강한 먹을거리와 아이들에게 빌려 쓰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불편하더라도 건강한 먹을거리와 건강한 환경을 꾸미는 것에 신경을 써보자며 환경운동 단체들을 여러 곳 추천해주었습니다. 그중 녹색연합의 ‘생태살림학교’의 소식을 듣고, 저희 부부가 기대하는 건강한 삶의 시작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만 자라서 고구마가 어떤 모양으로 땅에 묻혀 있는지 두부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생소하기만 했던 제게 직접 수확한 채소를 땅속에서 쪄먹고 아이들과 함께 흙 묻은 손으로 주무른(^^;) 콩물로 두부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경험은, 맛있는 것을 먹는 것 이상의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뿌듯한 사건이었습니다. 태어날 아가에게 고구마가 어떻게 심겨 있고 어떻게 캐야하는지, 두부는 어떻게 만드는지 자신 있게 설명해 줄 수 있지요. ^^  다만, 고구마를 캐기 전에 ‘고구마같이 땅속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흙 속에 있는 성분들을 먹고 자라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고구마를 먹으려면 좋은 땅과 좋은 물을 가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등의 짧은 설명 등을 아이들과 함께 들을 수 있었다면 참여한 성과가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한군데에서만 진행하다 보니, 좁아서 참관을 못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몇 명씩 조를 이뤄서 모든 인원이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건강한 삶이란 좋은 것을 먹는 것’ 이라는 일차원 적인 생각을 가지고 행사에 참여한 저희 부부는 생태살림학교에서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건강한 삶’에 대한 기준이 더욱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분들은 물론, 일회용컵 대신 머그컵을 가지고 다니신 다는 분들,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조금 덜 따듯한 집에 산다는 분들, 면 생리대를 만들어 사용하신다는 분들, 먹을거리를 바꾸면서 성격 또한 변하는 것을 체험했다는 분들을 만나면서 ‘조금 덜 편한’ 것이야 말로 ‘불편한 것’을 넘어서 ‘건강해지는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손(땅)에서 난 것을 우리의 방법대로 우리가 쓸 만큼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구를 건강하게 하는 일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머그컵에 물을 마시고 집에서 옷을 한 겹 더 입는 사소한 실천으로 우리 아이들이 북극곰을 실제로 볼 수 있게 하고 여름밤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며 제 손으로 딴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커다란 기쁨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귀한 섬김에 감사합니다!




조용주  (주부생태살림학교 참가자)

어느 날 집사람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1박2일 자연 체험 프로그램을 가게 되었다며 설명을 하길래, 애들 데리고 그냥 놀러 갈 생각으로 흔쾌히 참가하자고 했습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참가신청을 하면서 녹색연합이라는 단체를 처음 알게 되었고, 계속해서 참가 프로그램을 받아보고 나서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정부출연연구소에 다니는 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선생님 집사람,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8살) 그리고 유치원에 다니는 딸(5살) 이렇게 네 식구입니다. 가장 평범한 가족 구성이지만, 집사람, 아들, 딸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지요. .

생태살림학교 첫날

1박 2일 동안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직도 생생하네요. 아침 일찍 비몽사몽인 아이들을 깨워 약속장소에 무사히 도착하여 녹색연합 관계자와 일행들을 만나 버스에 올라 출발했습니다. 경기도 팔당 생명살림에 도착하는 순간 너무나도 재미있고 유익했지만 힘든 강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팔당 생명살림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농산물과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에요. 도착하자마자 지역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친환경농산물로 먹을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지역의 어르신들과 두부 만들기를 시작하였으며, 아이들과 트럭을 타고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를 직접 캐왔습니다. 둘째 아이도 고구마를 직접 캐는 일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나 봅니다. 특히, 땅 속에 장작을 태워 그 연기로 음식을 구워먹는 고구마, 밤, 계란을 구워먹는 삼굽구이는 과학적이었는데, 옛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저희 부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지은 농산물로 직접 만들었던 순두부, 두부 그리고 산채비빔밥을 함께 먹는 순간 음식에 숨어있는 농부의 땀방울과 정성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맛있어서 음식 욕심을 부린 탓에 과식을 한 것이 고생이었어요. 자연으로 지은 밥상을 나누고 숙소에 도착해서, 늦게 저녁식사를 마친 뒤, 온 가족이 춤 명상에 함께했습니다. 편안한 음악에 맞추어 눈을 마주치고, 몸을 마주하며 그 동안 바빠서 잊고 지낸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몸이 피곤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족의 소중함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생태살림학교 둘째 날

첫날 길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둘째 날도 아침 일찍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자연재료인 양파껍질과 황토로 색을 내서 손수건에 염색도 해보고, 아이들과 자연재료로 천연화장품 만들기도 함께했습니다. 둘째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해서, 목욕만 하면 천연 화장품을 바르곤 하는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천연 염색하기와 천연화장품 만들기를 마치고,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가족들과의 첫 버스 나들이라서 마음의 부담이 있었지만, 아이들이 숙제 안하고 자연에서 마음껏 놀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지금은 알지 못하겠지만, 음식, 염색, 화장품 만들기 등등의 작은 체험이 마음 속에 소중하게 남아서,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집사람은 집에 도착하자 마자, 화장품을 버리고 직접 만든 천연 화장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작은 것 하나 하나가 변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아름답게 바뀔 수 있겠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인의 한 사람이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요즘 살아가는 세대들이 환경에 유해한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 않나 되돌아봅니다. 이렇게 가다간 미래세대가 계속해서 살아갈 지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에요. 비록, 모든 상황을 한 순간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생활주변에서 조금씩 실천하고 변화하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이 행사를 알차고 빈틈없이 준비하신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