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회원이야기/회원참여       2010. 3. 8. 10:09  l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88만원 세대와 한국 그리고 세계화’
이 무시무시하고 거대해 보이는 제목으로 올해 ‘한국워크캠프리더’와 첫 훈련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요? 용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잠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0~20명 정도의 다국적 청년들이 한국의 지역사회로 들어가 2주간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한국워크캠프’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 참가하는 청년들을 만나고 사전에 교육하여 현장에 보내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하는 일은 바로 청년들에게 좀 더 지구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또한 작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실천방안을 구현 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imgleft|20100308_04.jpg|378||0|0]참가자들은 2주간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평소의 생활 습관을 바꿔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내용별로 주제가 다양하지만, 그래도 워크캠프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언제나 ‘환경과 에너지’ 입니다.  2주 동안 일회용품을 안 쓰거나, 샤워시간을 줄이고 하는 소소한 약속들…… 작은 것 같지만 정말 큰 경험이 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을 때 몸으로 체험한 기억들은 그들의 삶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되죠.

저는 ‘세상은 우리가 바꾼다.’ 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개인을 바꿀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통해 개인의 삶과 의식을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바뀌는 개인들이 모이고 모이면 결국 세상도 바뀐다는 생각이죠. 그런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깐의 교육행사 시간을 갖더라도 항상 사전에 ‘개인 컵 사용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분리수거도 최대한 하도록 지도하고요. 사람이 떠나고 난 뒷모습이 중요하다고,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행사장을 떠나다 보니, 장소를 대여해 주는 업체에서도 굉장히 좋아해 주십니다.

[imgright|20100308_05.jpg|270||0|0]대학시절 철저하게 ‘마케팅’만을 전공한 저는 뒤늦게 알게 된 대안적이고 친지구적인 삶들이 참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깊이 때문인지 자기반성이 항상 따라옵니다. ‘나는 얼마나 의식을 갖고 생활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책이나 다큐를 접하고, 지난해에는 녹색연합에서 하는 청년활동에도 얼굴을 비추었던 것 같네요. ‘NGO 간사’라는 직함이 주는 단어의 깊이만큼 말과 행동이 깊어질 때까지 앞으로도 많은 배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올해는 부산의 생명그물, 그리고 양평의 풀꽃나라, 청주의 두꺼비친구들 이라는 환경단체와 ‘워크캠프’를 함께 하게 됩니다. 사실 ‘워크캠프’에 가장 적합한 활동은 환경 관련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기술이 없는 자원봉사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짧은 시간동안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는 쉽지 않거든요. 올해도 저와 마주하는 이 청년들과의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지역 환경단체와 일 할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청년들, ‘88만원세대’라고 불리는 이 청년들이 ‘경쟁과 진로 찾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주변의 이웃과 생명에 대해 돌아보고 한국사회에서 의미 있게 할 수 있는 활동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모두가 개인을 ‘불안’하게 만드는 지금, 조금은 이들의 등을 어루만져주고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 보자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그 목소리가 비록 작더라도 누군가는 우리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주변의 풀을 볼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글 : 박우영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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