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을 다녀와서

[imgcenter|090925_01.jpg|600||0|0]
맑고 높은 하늘이 펼쳐진 초가을, 부푼 기대감을 안고 백령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백령도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도 살리고, 주민들의 삶도 함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한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관광’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여객선이 출발한지 4시간 30분 만에 백령도에 도착, 짭짤한 바다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우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백령도의 풍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공기가 맑고 환경이 깨끗하며 산수가 아름다웠다. 이북 땅을 지척에 두고 있었지만 백령도 주민들은 평화로워 보였다.

첫째날에는 백령도를 한 바퀴 돌며 투어를 했다.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다는 사곶해안 천연비행장, 콩돌해안, 두무진, 선대암, 심청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심청각 등 백령도의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두무진 선대암은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괴암절벽으로 그 탁월한 경치에 입이 딱 벌어졌다. 콩돌해안의 콩알만한 자갈 또한 우리를 신비스러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저녁에는 점박이물범 생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축복의 땅 백령도에 살고 있는 34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은 늦은 시간 잠을 잊기에 충분했다.

[imgcenter|090925_03.jpg|600||0|0]
둘째날 아침 해안산책에 이어 농촌체험을 하기 위해 백령도 특산품인 고추를 따러 갔다.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아 몇 시간씩 고추를 딴다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백령도 태양초는 그 맛이 으뜸이라고 이장님께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백령도의 특산품인 까나리 액젓과 고춧가루로 음식을 만들어서인지 백령도의 음식은 모두가 맛이 있었고 신선했다. 오후에는 이번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점박이물범을 만나기 위해 작은 배를 타고 하늬바다로 나갔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물범을 봤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교육을 받고 직접 보니 점박이물범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다. 행여 그들의 휴식을 방해할까봐 멀리서 망원경으로만 봤지만, 동그랗고 맑은 눈망울이 너무 귀엽고 인상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점박이물범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후에는 사곶 주민들이 옛날부터 해왔던 투망식 고기잡이인 ‘대우리’도 체험했다. 수십 명이 달라붙어 엄청난 크기의 그물을 끌어올리고 보니 광어, 농어, 숭어, 학꽁치 등등 다양한 물고기들리 가득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자연산 회와 장작불에 구워 먹는 생선의 맛은 지금도 입속에서 맴돌고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imgcenter|090925_02.jpg|600||0|0]
백령도는 물이 풍부하고 모든 농수산물을 자급자족하는 풍요로운 섬이었다. 주민들도 소박하고 평화로웠다. 뿐만 아니라 점박이물범이 살 만큼 환경이 깨끗한 곳이었다. 점박이물범을 우리 모두가 사랑해주고 백령도의 모든 자연은 있는 그대로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백령도 농수산물 직거래를 통한 도농교류에 앞장서야겠다는 마음도 다졌다. 2박 3일 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백령도의 특산물을 한아름씩 안고 아름다운 자연을 뒤로한 채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인천으로 돌아왔다.

글 : 이계순 (인천 극동아파트 부녀회 부회장)